아티스트
감독 미셸 아자나비슈스 (2011 / 미국,프랑스)
출연 장 뒤자르댕,베레니스 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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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중은 틀리는 법이 없지"

막연히 아티스트가 일루셔니스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보고나면 왠지 마음이 무거워 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티스트는 누가 보아도 재미있다고 느낄만한 사랑스러운 영화!


2. 

이제는 인기가 없어진 마술쇼를 하는 일루셔니스트.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전성기 스타에서 퇴물 배우가 되버린 무성영화의 배우.
 
이전에 이런 소재들을 접하면 
원형의 보존이냐, 대중성 확보를 위한 현대화냐를 끊임없이 다투는 
전통문화에 대한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곤 했었는데,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가 유성영화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무성영화를 고수하며,
결국 대중의 무관심 속에 혼란에 빠지는 삶을 살다가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관람객으로 지켜보면서
이것은 비단 예술가들만 겪는 일이 아닌, 우리 모두가 자주 직면하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 역사속에서 전례없이 복잡하고, 다양하며, 빨리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삶은 순간 순간의 선택의 연속일테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삶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해야 하고, 수많은 선택지를 평가하고, 대안을 생각해야하는 지금은
그 선택의 순간이 너무 급작스럽게 다가오고 빠르게 지나간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세상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한 선택은 늘 51:49의 어정쩡함을 남기고.
어제의 확신이 오늘의 부정이 되어 분열을 경험하기도,
신념을 고수하느라 부적응을 경험하기도 한다.  

앨리스[각주:1]스스로 떠나는 '일루셔니스트'가 될 것인가
결국 대중들의 변한 입맛에 맞추어 자신의 소리를 내게 되는 아티스트의 조지가 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3.

영화 '아티스트'는
로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는 대신, 음악을 통해 이야기 속 감정에 귀 기울이게 한다.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 당함으로써,
우리는 그제서야 표정과 몸짓이 하는 이야기에 겨우 눈을 기울이고
평소엔 쉽게 넘겨버리고 마는 표정 속에 그렇게도 다양한 촉감이 있다는걸 알게 된다.

우리는 긴 역사 속에서 전례없이 빠른 속도와 넘치는 말 속에 살고 있다.[각주:2]
자의든 타의든 우리의 삶엔 점점 더 가속도가 붙고, 
매일 매일 업데이트 되는 크고 작은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일상이(어떤 이들에겐 그것이 마치 꼭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되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멈추어 서 보는 것. 
말로 유형화 되어 있지 않은 다른 형태의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
이런 느낌들을 자꾸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말이 아닌 느낌으로. 

  1. 영화 속에서 앨리스는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마지막 대중을 뜻한다고 한다 [본문으로]
  2. 한 연구에 의하면 유사 이래 서기 2000년도 이전 까지 유통되고 축적된 정보의 양이 2000년~2002년 동안 유통된 정보의 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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