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7 


생각이 많아지는 밤. (실은 화가나서 잠못이루는밤) 우리의 앎이, 우리의 배움이 경박하지않고 공허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태도로 공부를 해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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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점과 생각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환원시켜 버리는 사고 방식과, 그것을 용이하게 만드는 지식들에 불편함을 느낀다. 좁은 시각을 가진 사고와 언어가 논쟁의 맥락에서 더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을 볼 때, 공부를 하는 사람으로서, 말과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커다란 무력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빌려써야 하는 내 사고의 한계에 좌절한다. 

다자가 존재하는 논쟁과 갈등의 맥락에서 우리 각자가 가진 언어와 이해의 한계를 인식하고, 보다 적확한 방식으로 눈앞의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 낼수는 없을까. 이미 많은 지식들을 가진 우리가 그걸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여유가 없어서 인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때 조차 고정관념에 근거해 상대의 의도와 생각에 대해 빠르고 효율적인 판단을 해버리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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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구조상 사람이 들고 나는걸 모르기가 힘든 구조인데, 그러다 보니 우리 골목에서 만나는 주민들과 웬만큼은 인사를 하고 산다. 이름은 몰라도 얼굴을 알고 지내는 주민이 많다는건 동네살이를 안전하게 느끼게 만든다. 

동네 구조상 주차난 해결이 영원히 힘들것 같은 이 동네에 처음 이사 왔을때, 주차때문에 동네주민들과 얼굴붉힐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너무 컸었다. 몇번의 주차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럴때 마다 나는 긴장했지만, 늘 결과는 너무 훈훈한 마무리라 나는 오히려 당황했다. 그런일이 있을때 마다, 여기 동네 사람들이 착하다거나, 세상은 생각보다 살만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오늘 문득 어쩌면 내가 세상의 실제 평균 혹은 보편적 양상 보다 이 세상이 혹은 사람들이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stranger를 나쁘거나 위험하다고 단정지으면, 그 앞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방어하기 마련이고 그만큼 관계의 가능성도 줄어들어, 위험하지 않다는걸 확인할수 있는 기회마저 잃어버린다. 편향성이 생기기 쉬운 정보들과 어설픈 선지식들 대신 직접 눈을 마주치고 정을 나누는 시간들을 늘려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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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바위산을 넘다가 길을 잃었다. 다시 커다란 바위를 넘어 꼭대기로 올라가야 하나, 위험해 보이는 바위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야하나... 우왕좌왕 하기를 이십여분. 시크하게 길을 알려주는 등산객을 그제서야 만났다. 길은 생각보다 잘 보이는 곳에 있었다. 왜 나는 그 길이 보이지 않았던걸까. 어쩌면 길을 잘못 든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걱정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주변을 살피는 눈을 어둡게 만드는 법이다. 좀처럼 눈에 보이지 않던 길을 찾고 허탈하게 웃다가, 이게 꼭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내 박사논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쉬운 길을 눈앞에 두고 고난과 역경의 길을 찾고 있는건 아닐까. 걱정과 불안에 갇혀 ‘지금, 여기’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뜻밖의보리수나무행🌳 #부처님오신날 에 #내마음에도부처님이오셨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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