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하지만, 
난  MINE이 꽤나 흥미있는 문화콘텐츠였답니다.  

이상하리만큼 군대문화에 관심이 많은 안쿵은
MINE이 참 독특하고도  가치있는 기획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상포인트1. 

우리나라에서 '군대'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20대에게 '군대'란 무엇인가요?

예전 무뇌충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인용 만화에서 봤던
군대유머들을 보면 그것을 짐작할만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군대가기전에 거들떠 보지도 않던 초코파이를 위해 교회에 간다느니
백일휴가나온 이등병에게 2010년엔 지구가 멸망할거라느니, 
씁쓸하면서도 웃긴 그런이야기들 말입니다. 

뮤지컬을 보던중 
저런 씁쓸하면서 웃긴 그런 이야기들에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창작뮤지컬 MINE이 개그콘서트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감상포인트2. 

거기에 나오는 십수명의 남자들이 모두 군인이라는 사실. 

사실 남자들이 군복만 입으면 그사람이 연예인이건, 고시생이건, 범대생이건 
우리는 그를 그저  '군바리'라고 부릅니다. 

생각해보면,  
내 주위에도 멋지고 잘나가는 남자아이들이 많았는데 
군대에만 가면 어찌 그리 다같이 '군바리'가 되는지 
신기할 따름이지요. 

예전 국방부 문화콘텐츠 개발 용역을 진행할때
50만명이 넘는 군인 중에 군대 가기전에 
문화예술활동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했었는데,  
이 뮤지컬에서 바로 그들을 만났습니다. 

양동근, 강타 등 잘나가는 연예인,
군대 밖에서는 꽤나 잘나갈법한 비보이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새삼 군대에는 '군바리'만 있는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뮤지컬 마지막에 강타가 돌연 '군바리'로 변하여 
즈질 댄스를 추는 설정이
무지 코메디이긴 하지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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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기획물을 이루는 다양한 속성들 때문에  
이것을 뮤지컬로 불러야 할지, 개그콘서트로 불러야 할지, 다른 이름을 지어줘야 할지
헷갈리긴 합니다만, 

아마 이 기획물의 평가는 
이영노중령의 초대의 글 맨 앞줄에서 이야기 했듯
'건군이래 최초로 시도되는 군인이 기획하고, 군인이 출연하는 뮤지컬'
이라는 취지에서 부터 출발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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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 swing swing  (0) 20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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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교육  ; 메이킹 + 러닝

복합문화공간 ; 엔터테인먼트 + 쇼핑 

주상복합에 카페가 생기다. ; 커뮤니티,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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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분야에서 일한지도 4년

체험교육, 복합문화공간, 카페.. 

그러고 보니 지겹도록 이 단어들을 쓴 듯 하다. 


자료조사를 하다가 문득

이러한 용어 정의들이 얼마나 구시대적인가 하고 

흠칫 했다. 



다음은 홍대에 있는 한 카페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살펴보자. 

 

커피를 마신다

맛있는 것을 먹는다

친구를 만난다

배운다 

동호인을 만난다. 

전시를 본다. 

만든다.

전시를 한다. 

산다 

판다



이곳의 업종은 카페다. 수제초콜릿을 파는 카페. 

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렇게 다양한 행동을 한다. 


공간의 기능은 복합적인데 

사람에 따라 공간을 사용하는 목적과 용도가 다르다. 

예전에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면 코엑스같은 넓은 공간을 떠올렸지만

이곳의 경우는 고작 테이블 세개뿐인 까페. 


트렌드세터들이 많이 찾는 홍대에는

몇년전 부터 카페와 특징있는 음식점들이 많이 늘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전시나 공연을 보는 것 보다 

홍대에 있는 카페에 가서 차한잔 마시는 것이 

더 문화적인 생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경우 그곳에만 가도 

홍대에서 요즘 어떤 작업들이 이루어 지고 있는지

누가 뜨고 있는지 알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곳엔 상시 전시가 이루어 지고 

어떤곳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만 모여있고,

어떤 곳에 가면 2시간 짜리 커피강의(물론무료)를 

주인에게 들을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런게 없어도 그 지역, 그 분위기에서 차한잔 마시는 것 자체가

내겐 문화적인 행동이다. 



가게의 홍보에서 입소문을 무시못하는것이 이러한 곳들의 특징인데,  

나는 새로운 까페를 소개하거나 소개받을때 마다

어떤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하게된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그곳의 메뉴가 뭐야? 라던가 분위기가 어때? 라는 것을 묻는게 아니라 

그 가게 주인은 뭐하던 사람이야? 를 먼저 궁금해한다는 거였다. 


왜일까?  


주인의 배경 (나이, 직업, 활동분야)에 따라 

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나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사람들은 더이상 커피 한잔을 위해 카페를 찾지는 않는것 같다. 

그리고 앉아서 이야기 할 곳을 찾기위해 

쫒기듯 눈에보이는 카페에 들어가는 시대도 아닌듯 하다. 

얼마전 진영이 논문을 쓸때 발견했던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은 커피가 아니라 먹거리 (예를들면 와플, 샌드위치,초콜릿 등)정보가

카페 선택에서 더 중요한 정보가 되고,

어떤 사람들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곳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며 

어떤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 지는 시점에 온것 같다. 






문화의 핵심적 역할은 그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을 정신적 카오스 상태로 부터 보호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확신시켜주는데 있다. .
에스키모, 아마존유역의 수렵인종, 중국인들, 나바호 족, 호주 원주민 할것없이
모두들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믿었으며
자신들이 신의 섭리에 따라 미래에는 온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선민의식이 없었다면, 자연의 시련을 견디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

자신이 속한 문화가 신화나 믿음을 통해서 만들어 냈던
사실적이지 못한 방패들이
그 기능을 잃어버리는 순간
믿었던 만큼의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

이러한 불행한 사태의 원인은 바깥에 있는것 같지 않다
자기의 나라가 매우 빈곤하다거나,
외국 주둔군으로 인해 압제에 시달리고 있거나
주위환경이 열악하지 않은 경우들은 문제를 나라탓으로 돌릴수도 없는 판이다.
불만족의 뿌리는 우리 내부에 있으며,
우리들 스스로의 의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쓸모가 있었던 과거의 종교나 국수주의적 애국주의 등의 문화적 방패가
더이상 우리를 정신적 혼돈 상태로 지켜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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