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혹은 우려했던 것처럼,
건축학 개론을 보고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는 않았다.
90년대 말의 향수도 난 뭐 그다지..
그런데 이 영화. 이상하게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 길게 남는 여운의 중심에 자꾸만 수지의 얼굴이 떠오르는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수지를 보면서 약이 올랐다.
이제훈을 보면서도 약이 올랐지만, 예쁜 수지에게 더 약이 올랐다.
왜 나에겐 그렇게 ‘풋풋하게 서툴렀던’ 기억이 별로 남아있지 않는 걸까.
아니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걸까.
서툴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서툴지 않은 척 하려 했던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참 서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서툰 사람이라는 것도 속상한데,
마냥 풋풋하기도 민망한 나이이니
어떻게 수지를 보고 약 오르지 않을 수 있냔 말이다!
그런데, 과연
연애에 서투르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오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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