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게빛나는

세계의 끝

안쿵쿵 2014. 5. 18. 03:39

요즘,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의 세계가 어디까지일까를 가늠해 보는 일이 잦아졌다. 사실상 그것조차 나의 경험에 기반한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니, 어쩌면 그 일은 나의 세계가 어디까지인지 혹은 나의 세계가 닿을 수 있는 다른 이들의 세계는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는 일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속셈이 빤히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피곤해하며 냉소하기 일쑤이지만, 실상 내 눈에 보이는 속셈 뒤에 숨어있는 그들의 진심이나 고민에 가닿으면 더 피곤해질 것 같기에 그냥 멈추어 버리는 것도 사실. 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그 세계는 이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 만큼이나 다양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 다양성 앞에서 피곤해지지 않는 소양을 쌓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내가 아닌 타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려고 시작하)는 것에 때때로 실패하는 이유. (나 요즘 정말 피곤한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