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대체 뭐가 되고 싶니/발견의기록

박물관 기념품샵 관찰기

안쿵쿵 2008. 8. 20. 23:11
2006년에, 대구에 있는 대영박물관 초대전 다녀와서 쓴글

※ 사람이 가장 붐비는 두 지점

1. 겨울방학 숙제로 박물관은 찾은 아이를 둔 엄마들이 가장 많았던, 박물관 소개 책자

- 박물관에서 본 재미있는 현상 하나는 엄마들이 더 열심히 라는 것이다. 아이는 별로 관심을 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 엄마들이 도슨트를 끌고와 아이들에게 들으라고 강요하는 장면을 목격 하는가 하면, 엄마가 열심히 유물의 설명문을 받아적는 장면을 보기 일쑤다. 기념품샵에서도 그 양상이 고대로 드러났는데, 기념품샵의 책자 코너에서 이러한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 책이 숙제하는데 더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


2. 항상 기념품 샵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고수하는 기념품류들.

- 기념품 샵 하면 떠올려 지는것, 열쇠고리, 요즘은 핸드폰줄, 어쩌다가는 볼펜.

대체 왜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잡종다수상품들!!

이상하게, 어디 여행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그러한 것들을 사와 선물이라고 내게 주면.. 대체 이런걸 왜 사온 걸까 하는 생각을 슬쩍 하다가도, 막상 내가 어디 나가면, 결국은 나도 똑같이 두 손 가득 들고 오는 그러한 것들!

그것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았다. 열심히 열쇠고리를 고르시던 아주머니 왈

“ 박물관 구경하러 왔으니까, 왔다간 기념으로 하나 냄겨야지~”

(음.. 기념품이란 것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한마디였다. 꼭 핸드폰 줄, 열쇠고리는 아니어도 되겠지만. ㅎㅎ)



품절된 두가지 상품의 공통점은?

오늘이 전시의 마지막 날이랬는데, 딱 두 개의 상품이 품절 된 상태였다.

고대의 글이 적혀있는 돌덩어리 모양의 퍼즐과, 옛날 유럽의 체스.

이 두가지의 공통점은.

첫째. 실제 유물의 모조품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

둘째. 그것은 놀이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

셋째. 실제 작품을 제외한 기념품 중에서는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는 점.



소비자에 관한 몇 가지 생각들

기념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 축제에 가면 뺏지 정도는 무조건 사는 야옹오빠가 있는가 하면,

기념품 사는 것을 아주 돈 아까워하는 안쿵쿵같은 사람도 있다.

- 왜 가장 싼 기념품코너에 가장 사람들이 붐비는데도 불구하고, 품절된 상품들은 가장 비싼 기념품들일까.

- 2천원짜리 미이라모양 철제필통을 산 동생이, “이거 나무로 만들었으면 좋았을껄” 하고 툴툴대길래 물어봤다.

"그걸 나무로 만들어서 오천원이나 칠천원에 팔았으면 네가 샀을까?"

그에대한 동생의 대답은 아주 단호했다. “아니 절대 안샀을걸!”

아... 소비자 라는 오묘하고 신비한 세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