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문화기획학교에서 기획한 문화기획 릴레이 좌담, 오늘은 이윤호대표님의 문화기획, 인문학을 말하다

[현황]
요즘 안쿵쿵의 상태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막막함.
이제까지 해오던 것들이 오히려 모호해 지거나 다르게 해석되는데다
내가 안다고 생각한 영역들에서 새로운 개념어가 하나씩 생겨나가는 것에 대해서 극도의 히스테리 상태
특히 일 말고도 가족과 연애 등에서 사건사고가 많았던 터라, 어떤 가치관과 스타일을 가져야하나... 하는 사춘기스런 고민도있음
사춘기 소녀가 아버지한테 반항하듯.. 특히 '자기브랜드를 가져야한다'는 비전이 부담스럽기 보다 공감이 잘 안됨
          
[키워드]
창의력, 조직, 자기성장, 바쁨과 느림, 자기고민, 교육, 자존감과 자신감


[그래서...]

1.
문화기획이란것에 처음 발디딜때 부터 입버릇 처럼 말하던 것이 있었다.
"나는 축제나 공연을 기획하려고 문화기획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들고 싶다."

기분좋은QX가 내게 매력적이었던 이유도 바로 그 맥락이었다. 굳이 '일상'과 같은 뻔한 화두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문화기획이라는 것에서 '문화'의 범주가 대단히도 넓거나 모호한 것이 내겐 매력이었다.
그리고 대단히 많은 뜻을가진 '문화'를 수백만가지로 정의하고 그 정의에 따라 실천할 수 있을것만 같은 기대이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답답하거나 힘든건 내가 다루는 '문화'의 범위를 너무 열어 두었거나 혹은 너무 일부에만 개입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아직도 고민이다. 어쩌면 평생 고민하고 토론할지도.

오히려  '문화'라는 것을 자꾸만 정의하려 하지 말고
'자가성장'과 같이 기획의 원동력과 같은 것들의 소스를 찾아내어
그러한 소스들로 실행의 언어를 만들어 내는것이 답을 빨리 찾는 방법일 수도 있다.


2.
한 청소년 지도사에게 이윤호 대표는 이러한 조언을 해주었다.
선생님이 청소년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잘난척 하는 것이 좋은것이라고 지지해 주어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것'
이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팔만대장경에 무슨내용에 쓰여있는지 물었다가 혼난 이야기,
꽃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에 스케치북을 온통 새까맣게 칠한 아들이 선생님에게 혼난 이야기 등을 해주셨다.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교육이 주는 한계, 그래서 교육 실험이 필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표준화된 교육의 한계속에서 자라왔던 사람이라는것을 깨달았던 경험등을 이야기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에이스벤추라의 똘샘이 문화기획학교를 마치고 바보가 된것 같았다라는 도발을 하며,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로서의 고민들을 질문한 것도 내게는 나름 수확이었는데, 에이스벤추라와 차차 만나면서 고민들을 나누고 싶어졌다.


3.
관점의 변화, 긍정적인 자기인식 등을 화두로 하는 나의 미래 설계중에
어쩌면 '교육'이라는 콘텐츠가 중요하게 자리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일기장에 쓴적도 있던것 같은데, 어린시절에는 막연하게 엄마나 선생님들에 대한 반감으로
 난 절대 선생님이 되지 않을 거라고 했었는데  20대 중반을 지나면서 꼭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어떤식으로든 '교육'이라는 것과 가까이에 있을 것이라는 예감같은것이 있다)


*
뭔가 솔깃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자기고민을 해소해줄 수 있는 지점들을 발견하는 것이
좋은 강의, 좋은 문화콘텐츠의 진정한 기능이 아닌가 하며-
경사마의 표현을 빌자면, 은혜를 입는 좌담회였다.  

다음에는 친구들도 초대해야지.




안혜정 | 기분좋은트렌드하우스QX 리서치팀장

동물 사랑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
개털에 원색의 염색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새기는 이벤트가 진행되는가 하면 불 속에 뛰어드는 개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서커스단만 봐도 신기한데, 개들이 그러고 있는 걸 보니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한편으로 사람을 위해 개들이 희생하는 건 아닐까 가슴 한쪽이 무거워졌다. 마음속에 든 의문을 하나를 꺼내본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뭘까?’
그 질문에 딱히 정답이 있는 건 아닌 듯했다. 자칭 ‘애완동물 마니아’ 라는 사람들 간에도 애완동물에 애정을 쏟는 방식은 저마다 다른 법. 우수한 혈통의 개를 기르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 애완동물의 외모를 단장하면서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 자신과 똑 닮은 애완동물을 찾아 자식처럼 기르는 사람, 많은 비용을 들여 훈련하고 만족하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다. 개인의 취향이나 개성에 따라, 넓게 보면 나라나 시대적 환경에 따라 애완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시각은 조금씩 다르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애완동물 500만 시대. 애견 행사에 참여할 정도의 적극적인 애완동물 마니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정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이들이 늘어 이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2007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실시한 ‘동물 보호에 관한 국민 의사 조사’ 에 따르면 국민의 22.6%가 가정에서 애완동물을 기른다고 한다. 그중 77%가 ‘가족이 동물을 좋아해서’ 등 정서적인 이유로 애완동물을 기른다고 답했다.
애완동물은 장식용이자 지위를 상징하기도 하고, 사람을 도와주기도, 친구나 가족이 되어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애완동물에 열광하는 이유 가운데 정서적 면이 가장 크다. 핵가족화와 노령화는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기르는 데 일조했다.
애완동물의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가정에서 기르는 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전통적으로 애완동물의 일인자 자리를 차지하던 개와 고양이 이외에도 토끼, 고슴도치, 햄스터 등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에서 심심찮게 보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뱀이나 독거미까지도 애완동물의 반열에 올라섰다.
혹자는 동물과 정서적인 유대를 맺는 문화가 동물을 식용이나 도구로 활용하는 문화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16세기 유럽 선교사들과 신대륙 개척자들은 동물과 정서적 유대를 가지는 원주민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원주민들은 대가를 지불해도 동물들과 떨어지기를 싫어했으며, 강제로 동물들과 떨어뜨려놓으면 슬퍼했다고 전한다. 개와 고양이가 가장 보편적인 애완동물로 사랑받게 된 것도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발전시키기에 가장 유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은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사람의 장난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가치를 재인식하자는 움직임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을 지켜보노라면, 가끔 그 사람들이 동물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개팔자가 상팔자?
1999년 미국애완동물협회는 재미있는 조사를 진행했다.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물은 것. 전체 4,314만3,849명의 응답자 중 개를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66.1%, 개가 태어난 날을 축하해준다고 응답한 사람이 22.8%에 달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개를 기르는 미국인 중 반 이상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사랑하는 것보다도 개를 더 사랑한다고 응답했다.
애완동물에게 품는 애정은 보살피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욕구, 더 많은 시간을 애완동물과 함께 즐기고 싶은 욕구로 발전하는데, 이는 나날이 고급스러워지는 애견산업 영역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앞의 조사 결과 역시 지금의 우리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결과지만,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당연한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애견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로서는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 자신의 애완동물을 어딘가에 맡겨야 하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애완동물 위탁 보호시설은 이미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개와 주인이 함께할 수 있는 펜션, 테마파크 등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애견 테마파크는 애견 호텔뿐 아니라 애견 수영장과 애견 운동장을 마련해놓았다. 별도의 애견 공간을 마련하는 위탁 서비스를 넘어 본격적으로 개를 위한 놀이와 체험 프로그램이 상품으로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건강검진과 미용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 애견 스쿨도 인기인데, 주인이 자신의 애견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보살필 수 있도록 수의학 상식이나 미용 강좌 등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사람이 시청하는 애견 관련 TV 프로그램이 아닌, 개가 보는 프로그램이 편성되었다. 일본의 한 완구회사는 애견이 짖는 소리를 해독해주는 통역기를 내놓았다. 이 통역기는 욕구불만, 경고, 행복, 슬픔, 자기표현, 욕망 이렇게 여섯 가지 감정을 최대 200가지 언어로 통역하는데, 자신의 애완동물과 더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주인들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으며 히트상품으로 선정되었다. 이쯤 되면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은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야 하는 건 아닐까.

감사와 배려가 있는 애완동물 문화를 기대하며
애완동물을 수단이나 도구로 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애완동물은 사람들에게 인간 외의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특별하고도 의미 있는 관계와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시사점이 있다.
하지만 나날이 다양해지는 애견 관련 이벤트와 고급스러워지는 애견 서비스를 지켜보면서 동물에게 인간세계의 문화와 트렌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일본에서 개발한 통역기라도 구해 동물들의 의견을 물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앞에서 말했듯이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바람직한 방법이나 형태는 정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애완동물을 배려하는 마음, 애완동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출발했으면 한다.

올해 이들을 안만났다면 내삶은 또 어땠을까?
새삼, 고맙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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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트렌드하우스 QX, 리서치팀. ver.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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