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엔가,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와 오래도록 연락을 하지 않은 한 친구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나는 잊은줄 알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다음날,
나는 잠자리에서 부스스 하고 일어나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 분명 괜찮았는데, 괜찮지 않아졌어.’


괜찮다는 말은 일종의 주문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내게 그말은 습관이었다.

괜찮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안되는 표현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괜찮다’는 말은 좀 비정해 보이는 표현이기도 했다.

조금더 정확히, 그 감정은 ‘괜찮다’와 ‘괜찮지 않다’ 사이에 있었다. 
오랜날동안 ‘괜찮다’에 가까이 갔다가,
어느날 갑자기 ‘괜찮지 않다’에 가까이 있기도 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런 의미였을까.

 ‘괜찮다’와 ‘괜찮지 않다’ 사이, 그 어딘가에서
어느날은 이제 괜찮다고, 어느날은 아직 괜찮지 않다고 속삭이는
마음의 장난을 받아들이는것,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동요하지 않는것.


왜 익숙해지려 했던 것일까.

지금 이대로이거나, 조금 상황이 변하거나
어쩌다 기막힌 반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감정의 위치는 어차피
괜찮다와 괜찮지 않다 사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이었을까.



*
‘괜찮지 않아졌다’ 라는 문장으로 글을 너무 쓰고 싶었는데,
억지스럽게 욕심부리다 보니 아주 간만에,
추상적인 표현이 난무하는 20세 버전의 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표현하기 힘들어 답답하고, 추상적일수 밖에 없어 외로운 글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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