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소년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2011 / 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출연 토마 도레,세실 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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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툭툭 털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 그 소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소년은 자신에게 돌을 던져 나무에서 떨어지게 한 아들과,
그 돌을 멀리 던져 그 사실을 은폐하려한 그 아들의 아버지의 대화를 들었을까.
화가 난 건지, 슬픈 건지 쉽게 판단이 안되는 그 소년의 마지막 표정이 자꾸만 마음에 남는다.


2.
영화는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었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나와 미래의 배우자는, 자녀 양육을 할 때 어떤 지점에서 의견대립을 하게 될까.
좀 웃긴 것 같지만, 난 이십대 초반부터 혼자서 이런 고민을 하곤 했다. 
언젠가 부터 대책도 없이 "엄마가 되어보는 것"이 정말 커다란 꿈 중 하나였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질문의 각도가 아주 조금 달라졌다.
이를테면,
스스로의 삶조차 불안한,
집이 없어 결혼을 못하고,
양육의 엄두가 안나 출산을 포기하는 부부들이 점점 늘어나고 가는 이 시점에
'좋은 부모 되기'는 가능한가.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는 것'은 가능한가.
 
'좋은 부모'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우리 모두는 좋은 부모가 될 수도 있고 나쁜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소년을 버린 소년의 친 아버지는 나쁜 아버지인가? 아니 다시 질문. 소년의 친아버지는 나쁜 사람인가? 
영화의 막바지에 등장한, '아들의 죄를 숨기려고 한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인가?


3.
마침 영화를 보기 전날, 가족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사람들을 만나고,
공교롭게도 요즘 '결손가정'과 관련한 논문들을 읽고있던 터라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해 졌던 영화


4.
아까 트위터에서 이런 글귀를 본 것 같다. 
"부모는 바로 신이다. 최소한 우리 인생의 몇 년 동안은 말이다.
그리고 그 최초 몇년이 우리 정신의 근본을 놓는 시기다- 이승욱, <상처 떠나보내기> 중"
그런데 그 글귀보다 더 공감이 갔던건 그 글귀에 이어지는 심리학자 김태형님의 코멘트.
"때때로 거부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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