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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전공이 심리학이지만
학교다닐땐,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더러
워낙 정신분석학이나 임상심리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회심리학과 그것은 심리학이란 이름만 붙었을 뿐 별개라고 생각했고,
내겐 사회심리학이 적성에 꼭 맞다고 느꼈다.
지금생각해보면,
난 정신분석학이나 임상심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난 맞지 않아' 라고 표현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표현예술치료 첫수업에서 떠나지 않았던 생각과 느낌은
심리치료라는 것이 내가 상담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내가 내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되는 느낌이었다.
내게 주어지는 작은 과제,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의 말한마디
그런것들이 내 속으로 파고 들어와 나에게 말을 건다.


첫주차라 손바닥크기도 안되는 지점토를 가지고 그릇 하나 만드는 거였는데
그거 하나 만들면서도 괜히 울컥 한다.
처음엔 반신반의 했는데,
내가 만든 그릇을 대상화 하여 의미부여하기 시작하니
그 그릇이 어찌나 나랑 꼭 닮았는지
화가 나서 수업이 끝나자 마자 그릇을 구겨 가방속에 던져버렸다.


굉장히 길다고 느꼈지만, 어쩌면 매우 짧은 첫주차의 수업이 끝나고
온갖 생각이 산발적으로 떠오른다.
비전, 사업의 아이디어, 학문적 호기심 등 긍정적인 생각부터
보여주고싶지 않은 나의모습, 인정하기 싫기도 드러내고 싶기도한 내 부정적인 모습까지
평소엔 자만심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사실 그날은 내가 내모습에 이토록 불만이 많았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이기도 했다.



화두. # 1.

1.
정말, 사람속에 세계가 있다.


2.
심리치료는, 치료사의 처방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깨닫는 과정 아닐까?


3.
 맥락과 상황을 만들어 주는것,
스스로 할수 있게 이끌어 주는것
상담가나 문화기획자의 모습은 비슷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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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주위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삶의 브레이크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정규속도만이라도,
신호만이라도
잘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모든것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바쁘면, 다른사람들도 바빠지게 마련인것 같다고 생각했다.

속도단속무인카메라가 없는, 신설 고속도로에서는
정규속도를 지키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느껴져서,
옆차에 뒤질세라 속도를 내는 것 처럼

정규속도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내가,
타인의 행동들을 보고 조바심을 느끼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게 현실인듯 하다.
 
절대 감.속. 하고싶은 나와,
가속하지 않는 위험을 두려워 하는 내가
마주보고 있다.
 

길에 우두커니 서있기도,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무인카메라와, 앞뒤옆차를 의식하며
앞으로만, 앞으로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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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이 끝났다.

4년차. 조금 겁이난다.
나이에 의미부여하기 좋아라 하는 안쿵쿵이,
2008년에 들어서면서 스물여섯이라는 나이보다
4년차라는 말을 더 자주 떠올린다.
조금 더 무겁다. 이느낌.  

스물다섯, 직장 3년차 안쿵쿵이 어떤 한해를 보냈는지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어찌되었건, 일년 내내 말로만 이백번은 가졌던 휴가를
드디어 가질수 있게 되었다.
딱히 하고싶은건 없다. 그냥 좀 쉬고싶었다.

역마살이 두개나 꼈다는 점쟁이 말이 맞는지,
아니면, 아주 평범한 휴가를 보낼 작정이었던건지
이번 휴가도 여행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 어디로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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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친다.
가장 가고싶었던 벌교에 점을 찍고,
주변을 둘러 본다.
순천, 보성차밭, 전주
등이 눈에 들어온다.

점점화가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일.
안쿵쿵, 너 쉬자는 거냐
운전연습하자는 거냐.

욕심부리는 못된버릇을
휴가계획에서도 못버리는
내가 미울 지경이었다.




#. 하고싶은것과 강요된것

사실, 휴가를 얻으면 가장 하고 싶었던건
그간 사놓기만 하고 읽지 못했던 책을
읽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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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보다 더 급했던 것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이번 휴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휴가때 읽으라고 강요하는
책만 해도 족히 다섯권은 되었다.
(그들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 일단 떠나자.

남해고속도로를 검색하다가
독일마을이란 곳을 알게되었다.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저곳이라면 쉴수있을것 같다.
일단 떠나자.
 
나는 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날거고,
세차장에 맡겨둔 차를 찾아와서
해삼을 태우고 출발해야지
독일마을에서 묵어야지.
하이디하우스에 방이 없으면 어때,
옆집에 전화해 보지 뭐.
그곳이 마음에 안들면
벌교에 가버리지 뭐.  


의미부여 너무 하지말자.
휴가가 뭐 별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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