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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협찬 : Fernando / 실은, 장마비


비오는 서울이 좋다.
비오는 서울의 밤이 좋다.
비오는 서울의 밤을 드라이브하는 것이 좋다.

오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기타 스트링, 맑은 피아노 소리
비와 창의 부딫힘, 비와 나무의 부딫힘,
비와 아스팔트의 부딫힘, 비와 페인트 자국의 부딫힘

아주 오랜만에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만히, 나른하게.
부딫힘의 묘한 조화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아주 오랜만에
밤의 도시 서울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흐릿하게, 또 또렷하게
물기에 흐트러 지는  불빛 사이를 걷고싶다.

봄비다.
봄의 비가 내린다.

차갑지 않고, 시원하지 않다.
발은 축축하지만, 따스하다.

벌써 늙었네, 어쩌네하며
이불속에만 있고 싶은 날이었지만

스무살, 스물한살의 그 어느날처럼
아니 어쩌면 열여섯, 열일곱의 그 어느날처럼
두근 두근, 막 깨어나는 봄처럼 두근두근한 기분
오랜만이다. 반갑다!

잠들고 싶지가 않다.
도시의 밤.
비오는 서울, 비오는 서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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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주위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삶의 브레이크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정규속도만이라도,
신호만이라도
잘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모든것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바쁘면, 다른사람들도 바빠지게 마련인것 같다고 생각했다.

속도단속무인카메라가 없는, 신설 고속도로에서는
정규속도를 지키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느껴져서,
옆차에 뒤질세라 속도를 내는 것 처럼

정규속도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내가,
타인의 행동들을 보고 조바심을 느끼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게 현실인듯 하다.
 
절대 감.속. 하고싶은 나와,
가속하지 않는 위험을 두려워 하는 내가
마주보고 있다.
 

길에 우두커니 서있기도,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무인카메라와, 앞뒤옆차를 의식하며
앞으로만, 앞으로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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