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희영(2005) 사회학 방법론으로서의 생애사 재구성> 에서 저자는 질적 방법론이 사회구조가 아닌 개인에 집중하는 연구방식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비판하고 생애사 연구가 개인의 구체적인 생애사를 통해 사회의 구조를 재구성 하는 하나의 방법론 이라고 주장한다. 생애사의 지향적 기능이 갖는 본원적 사회성과 생애사를 매개로 드러나는 구체적 일반성은 이의 근거가 된다.

- 생애사는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의한 구성물이자 구조화된 자기상으로 본원적 사회성을 띠고 있다. 생애시간동안 수많은 행위와 경험으로부터 창발적으로 형성되는 생의 전략이자 행위구조이며, 생애사 연구에서 생애사는 개인의 삶의 이력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사회구조로 재구성 된다.

- 한편 생애사 연구가 추구하는 바는 개인의 생애사를 통해 드러나는 특정 사회의 구체적 일반성을 재구성 하는 것이다.

 

살았던 생애사란 구술면접 녹취록을 텍스트 삼아 거기 나타난 사실과 정보를 시간축에 따라 재구성 한 것, ‘이야기된 생애사란 면접 상황에서 연구자와 구술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 가공의 산물. 연구자의 관심이 아닌 텍스트 구조와 같은 방향으로 재구성 되는 것이 중요한데, 왜 이런 주제가 이런 서술 형태로 등장하는지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것. ‘체험된 생애사란 살았던 생애사와 이야기 된 생애사를 기초로 과거 특정 사건에 대한 구술자의 주관적 체험을 다시 구성하는 것

 

생애사 구성의 방법론적 규칙으로 다음을 이야기 할 수 있다.

- 1) 첫 번째 단계는 서사적 인터뷰와 자율적 생애사 구술. 구술자의 이야기는 과거의 체험 뿐 아니라 사후적 의미부여와 해석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애사 재구성 작업은 구술자의 현재 관점을 여과해야한다. 과거 체험에 대한 개인의 생애사건 전략과 행위 지향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된 생애사를 재구성해야 하며 따라서 서사적 인터뷰’, ‘개방적 인터뷰를 해야 한다.

- 2) 녹취를 통해 변환된 구술생애사 텍스트는 생애사 재구성 방법의 구체적 연구 대상이다. 이때 생애사 텍스트는 언어화 되지 않은 발언도 해석의 대상으로 포함한다.

- 3) 이야기된 생애사를 재구성 하는 일반적 방식은 가추법(abduction)이다. 생애사 텍스트의 특정한 언어 및 행위의 원인과 동기에 대해 추론하고 그 결과를 전망하는 방식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다. 이러한 사례 재구성 과정은 단선적 원인-결과 논리가 아니라, 행위가 갖는 다의성과 양가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행위자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적극적 역할을 해석의 지평으로 끌어온다. 이를 통해 구술자의 생애사적 관점을 재구성 할 수 있다.

- 4) 그 다음은 체험된 생애사의 재구성인데, 구술자의 전체적 생애사적 정보, 이야기된 생애사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특정한 과거 사건을 구술자가 어떻게 체험했는지에 대한 주관적 체험의 내용을 재구성 한다. 즉 구술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해석의 관점을 이해한 후 그것과 구분되는 과거 사건에 대한 체험 내용을 재구성 하는 것이 목적이다.

- 5) 마지막은 사례의 유형화다. 재구성된 사례의 유형적 특성은 나이나 학력 사회적 지위와 같은 외형적 조건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의 내용에 따른다. 한 사례에서 드러나는 경험의 내용과 비슷한 유형을 보이는 사례가 확인되면 다른 사례 유형을 찾는 식으로, 구체적인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한국 사회의 다른 개인의 생애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유형화된 사례를 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구체적 사례를 통한 일반성을 재구성 한다.

 

 

<생각과 질문>

과거 사건이나 체험에 대한 구술자의 현재의 관점이나 태도를 파악하는 것, 또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텍스트를 분석하는 것은 담론분석이 언어와 언어사용에 대하여 취하는 입장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재의 관점을 파악한 후 다시 자료로 돌아가 과거의 체험을 다시 재구성 하는 단계를 거친다는 점이 분석에 있어 생애사 연구의 차별성을 드러내어 주는 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지난주에 다루었던 구조해석학과 이번 주에 다루는 생애사연구방법이 어떤 종류의 연구 질문/문제 혹은 어떤 주제를 다룰 때 효과적일 수 있는 건지가 아직 조금 모호하다.

생애사 연구에서 인터뷰는 서사적, 개방적 인터뷰가 되어야 하며, 특정 주제와 시간, 장소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생애사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연구주제와 관련 없는 내용까지 구술자의 인생 전반을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연구자는 어떤 수준에서 첫 질문을 던져야 하며, 관련 연구 질문을 어느 정도로 구체화해서 들어가야 하는가? 아니면 생애사 연구의 첫 단계인 인터뷰에서 연구자는 개입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가?

 

배은경(2008)의 논문에서는 38개의 구술생애사 중에서 산업화 시기 모성 경험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3개의 사례를 분석사례로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방법 부분에서 이 세 사례가 왜 대표적 사례인지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긴 하지만, 만약 전제 38개가 대략적으로 어떤 특징들이 있고, 어떤 부분에서 차이점들이 나타났는지가 분석된 후에 그러한 근거에서 3개 사례가 뽑아졌다는 설명이 있었다면 보다 정보적이고 설득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애사 연구가 개인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 일반성을 재구성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독자들에게 보다 설득적이고 그럴 듯하게 읽히려면 연구자가 선택한 사례들의 전형성이나 대표성이 더 잘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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