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봄날이다.

따스한 햇살
가벼운 옷차림
설레는 마음

세박자 쿵짝



$

춘천여행은 계획되진 않았지만
어딘가모르게 위안이 되는 여행이었다.
둘이었지만 나는 내 동굴안에 있는게 좋아서
해삼을 그닥 챙기지 못했는데
해삼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다.
(나는 해삼이랑 여행할때 그 적당한 무관심이 좋더라.
아니 그보다는 아마도, 적당한 무관심이어도
언제나 서로를 응원한다는.. 별로 입밖에 내놓을 필요가 없는
어떤 믿음. 가족이니까 가능한, 그런 당연함)


[춘천, 의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펜션]





&

토요일 아침
미뤄둔 회의 두개를 후다닥 끝내고
서울을 여행한다.
오늘또 집회가 있는 것인지, 닭장차 그득한 용산을 지나
한산한 삼각지거리와
봄내음 물씬한. 생기가 넘치는 이태원 2동
그리고 마포를 지나 홍대 오는길

봄이다!  봄이 왔다!!

#

세탁소에 오래동안 맡겨둔 겨울옷을 찾았는데,
다음 겨울이 될때까진 그 옷을 다시 꺼내 입을일은 없을것만 같다.  

긴 겨울.
나를 괴롭히던 감정들, 나를 괴롭히던 나.
그러한 것들도 겨울옷과 함께 서랍 저 깊숙한 곳에 차분히 접어 넣어볼까?

이제 봄이니까, 나의 옷장에도 봄이 찾아왔으니까.

새 겨울에 그것을 다시 마주하면
어쩌면 반가울지도 모르잖아.
어쩌면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이해할지도 모르잖아.
어쩌면 그때의 나는 조금더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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