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참여형 공연예술독자모델로 긍정 평가
부평풍물축제
 
2008 부평풍물대축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구 단위에서 준비하는 축제로는 드물게 전국규모로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부평풍물축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어 본격적으로 관광축제로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부평풍물대축제는 기본적으로 지역민의 화합을 도모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가지는 지역축제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비슷한 목적의 타 지역 축제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풍물이라는 예술장르를 핵심 소재로 사용하여 비교적 컨셉이 뚜렷한 축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부평에서 풍물이라는 소재를 지역축제가 선점한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라고 본다. 지역에서 공연예술축제를 개최하는 경우 대개 역사성이나 정통성을 띠는 장르를 중심으로 소재를 선택하거나, 전문 집단에 의해 전혀 새로운 전문예술장르를 지역에 이식함으로서 마니아 관객을 끌어들이는 접근법을 택한다.

부평의 경우는 역사성이나 정통성을 지역이 확보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풍물의 소재적 특성 덕분에 지속적인 주민 교육을 통해 주민이 중심이 되는 기반 동력을 확보할 수가 있었다. 주민참여형 공연예술축제의 독자적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 하다.

지역화합형 축제와 공연예술축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부평풍물대축제를 진단할 때, 참여마당이나 체험마당 등 풍물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지역의 예술가나 단체, 일반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풍물을 중심으로 컨셉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축제장에서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힘이 예사롭지가 않다. 실제 지역 단체들이 준비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들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며, 풍물이 주지 못하는 촉각적이고, 정적인 체험을 제공함으로서 축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총체적 흐름을 풍부하게 만들어 낸다.

축제가 주제 통합적이고 통일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없애는 접근은 옳지 않다. 오히려 놀이마당과 거리퍼레이드 등 축제의 주제와 소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핵심프로그램으로 강화시킴으로서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질적인 소재를 다룰 때에는 안내게시물 등에 풍물축제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게시하거나 전통 장터와 같은 공간연출 등 시각적 통일성을 가지게 함으로서 분산된 느낌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축제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프로그램은 거리 퍼레이드라고 생각된다. 축제 기간 내 세 번, 축제공간을 가로지르며 행해지는 관객과의 접촉면이 가장 큰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거리퍼레이드에서 화려한 색채나 웅장한 규모 등 시각적인 자극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에 어울리는 음악적 요소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풍물축제의 퍼레이드의 경우 풍물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에 타 축제에서 진행되는 퍼레이드에 비해 리듬감이 매우 강하다. 그 때문에 풍물을 비롯한 타악 공연이 빠져있는 비보이나 부채춤, 해외 무용단의 행렬은 색은 화려하지만 관객의 흥을 돋우진 못한다.

축제 기획단은 퍼레이드 구성이 다양해야 한다는 강박을 벗어 던져도 좋을 것 같다. 축제 메인 프로그램으로 퍼레이드를 선택하는 축제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의 나열은 오히려 식상함을 줄 수도 있다. 풍물축제의 경우 다양한 풍물패의 행렬만으로도 그것이 주는 시·청각적 효과가 충분하며, 조금 더 나아가 타악의 범주 까지만 퍼레이드 구성에 포함시킨다면 오히려 풍물축제 만의 리듬감 있는 퍼레이드로 차별화 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상기했듯이, 이 축제는 지역민의 화합을 1차적 목표로 하는 축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의 방식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풍물이라는 소재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다수가 결집할 수 있는 대한민국 보편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부평풍물축제는 무대형이 아니라 참여형의 축제로, 지역주민 참여형 공연예술축제의 선구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구 단위에서 결집되는 주민의 힘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길 기대해 본다.
 
/안혜정 기분좋은트렌드하우스QX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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