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광장시장을 처음 알게 된건
서울올라온 김에 청계천은 꼭 보고 돌아가야 한다는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처음으로 청계천 산책을 했던 날이었다.

도시의 밤, 밝은 빛을 내며 우뚝 서있는 도시의 빌딩.
동대문 종합 상가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빛이
금방에서도 손에 잡힐 것 같아
어지러운 빛에 홀린듯 걷기 시작한것이 화근이었다.
손에 잡힐것만 같은 커다란 빛은
걸으면 걸을수록 커다랗게 빛나기만 하지
쉬이 나와 가까워 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걷기를 30여분
동대문까지 걸어 지하철을 사수할것이냐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버스를 탈것이냐 고민하던차에
백열등 빛이 눈부신 골목을 발견한다.

아마도 겨울날,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
투명하게 비치는 백열등 불빛
순대국과 국수 갓 구운 전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쏟아지는 입김과 콧김
지지미 부치는 소리, 호탕한 웃음소리, 호객하는 아주머니의 정겨운 인사
이런 것들이 광장시장에 대한 첫 인상이자 지배적인 인상이다.

실은 이곳은 먹을 것만 있는 시장은 아니고
천이나 의류 등을 파는 시장인데
항상 저녁에 방문해서 그런지
입구에서 부터 출구까지 먹거리골목이 주욱 이어진 그 이미지가
내겐 너무 강렬하다.

부자재 상가들이 다 문을 닫은 저녁시간
천막으로 꽁꽁 싸둔 가게들 사이사이
그 어두운 길을 걸어 들어가면
밝고, 따뜻하고, 맛있는
엄마같은 공간을 만난다는 것이
항상 기분을 오묘하게 만든다.





안쿵쿵이 뽑은 광장시장의 먹거리테인먼트!

1) 빈대떡과 쉬지않는 맷돌
2) 팔뚝만한 순대
3) 마약김밥
4) 전 뷔페
5) 아직 먹어보진 않았지만, 포장용 대구탕!! +_+ (새로 발견한 아이템!)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옆집 배달문화
정말 시장다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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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일대를 둘러보다보면,
‘폐업직전, 마지막 세일’ 분위기가 나서 조금은 씁쓸 합니다.

한때 수원, 용인, 화성등 각지에서 상인과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수원의 경제를 주름잡았다던 수원 팔달문 일대 시장들.
하지만 지금은 그 사실이 그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저는 궁금해 졌습니다.
그렇게 크던 시장이 어쩌면 이렇게 까지 쇠퇴했을까...
신문기사에서 자주보던 것과 같이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이 쇠퇴한다’라는 논리로는
잘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가슴에 물음표를 품고 시장 구석 구석을 둘러보던 차에,
팔달문 일대 시장에서만 24년을 장사한 한 상인을 만났습니다.
지동시장에서 부터 못골까지, 옷장사에서 부터 튀김장사까지.
이 일대 시장의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하신 입담 좋은 사장님.

슬쩍 가슴에 품은 물음표를 꺼내보았습니다.
“아저씨, 그렇게 잘되던 시장이 이렇게 쇠퇴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물으니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20년 전만해도, 천변을 따라 리어카를 몰고 난전을 차린 상인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난전을 펼친 상인들과,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로 길거리가 아주 복작 복작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언젠가 시에서 시장 정비를 한답시고 난전들을 다 쫒아내더랍니다. 그런데 왠걸,
그때부터 슬금슬금 시장이 쇠퇴하는 움직임이 있더라던 것이죠.

아저씨는 그 시절 생각에 푹 빠지셨는지, 눈을 지긋이 감으며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시장은 사람들 살갖이 부대끼는게 맛이여. 그런데 그게 없어져 버렸으니, 뭔 맛이 있것어?
사실 시장 상인들도 속으로는 난전들이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들 했을꺼야 아마”



불현듯, 드라마 ‘이산’의 한장면이 스쳐갑니다.
금난전권을 폐지하려던 정조 이산의 날카로운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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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젖먹는 것만 집에서 하고, 시장이 키우는 아이 선희! 선희는 세상에 나온지 6개월된 아가씨예요.
오늘은 노오란색 드레스를 입고 시장으로 나왔답니다.
선희는 못골시장의 마스코트랍니다.
못골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오늘만 해도 다섯번을 마주쳤어요.
올망 졸망한 이 아이를 시장 상인들이 어찌나 귀여워 하는지,

볼때마다 안아주는 사람이 달라요.
아침엔 야채가게 아주머니, 점심시간엔 식당 아주머니,

저녁시간엔 떡가게 아주머니 품에 폭삭 안겨있네요.
매일 매일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익숙한지,
낮가림도 별로 없어요.
언제나 똘망 똘망한 눈으로 시장 사람들과 눈을 마주친 답니다.

슬쩍, '니가 못골시장 마스코트로구나?' 라고 말을 걸었드니,
'전 잠자고 젖먹는 것만 집에서 하고, 시장에서 알아서 키워준답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ctspace (문전성시/문화를통한전통문화활성화사업 블로그)
작성자 : 안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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