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선풍기가 아니다 _ 플라잉시티 청계천프로젝트



1970년대 선풍기 품귀현상이 났을 때 황학동으로 사람들이 몰려와서 '

선풍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버려진 모터들을 수리해서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보려했는데,

기술이 없어서 처음에는 모터를 닦거나 기름만 쳐보곤 했다.

어떤 경우에는 기름만 쳐도 고장난 모터가 돌아갔다.

어디에 어느정도 기름을 치면 되나 연구해 보다가 모터를 수리하는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고,

거기에 프로펠러도 붙이고, 틀과 다리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이것 저것 만들어 붙여보니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얼기설기 디자인된 그 기계덕에 여름마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런던 어느 날 경찰서에 붙잡혀 갔다.

심문의 요지는 "왜 허가없이 선풍기를 만들어서 파느냐"는 것이었다.

난, "이건 선풍기가 아니다. 이게 선풍기처럼 보이나? 내가 만든것은 바람을 일으키는 기계일 뿐이다.

나한테 벌을 줘야 할 게 아니라 선풍기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체상품을 만들어 줬으니

상을 줘야하지 않느냐" 하고서는 풀려났다.


_ 전용석. 도시담론의 변화와 공공미술의 가능성_플라잉시티의 청계천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중



------------------------------------------------------------------------------------------------------------------------------

근대 이전의 역사문화유물에 집중하기 보다는

경제 개발 이래 청계천지역의 생활사에 주목해 왔다는 플라잉시티.

공감 백배.


최근에 읽은 뜻밖의 한국사와 비슷한 느낌.


한국사와 세계사를 줄줄이 꿰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학자가 아닌 문화기획자의 입장에서 역사교육과정을 만들고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