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좀 안받았다고, 정희언니는 '니가 바이크 홀릭이라도 된거야?' 라며 소리를 꽥 질렀지만
실은, 블로그에 자전거일기 폴더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정말 고민이 된다 ㅋㅋㅋ

(언제 싫증이 날지 항상 두렵긴 하지만)
지난주 부터 거의 매일 한강을 달리고 있다.

[라이딩 코스 정복일기]

1) 코스1
저녁시간과 주말엔 주차비가 공짜인 잠원지구를 기점으로
첫째날은 영동대교까지, 그 다음날은 잠실까지.

2) 코스2
어느 무모했던 새벽에 잠수교를 넘어 깜깜한 '공사중' 반포지구

3) 코스3
여의도에 벚꽃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지난 주말,
반포에서 시작해서 동작 - 여의도 - 서강대교 - 마포 - 이촌 - 반포를 두시간만에 돌파

4) 코스4
그리고 오늘은 사무실에서 홍대까지 왕복 한시간


재미있는건, 동작대교를 기점으로 강남보다 강북의 땅값이 비싼 것 처럼
동작대교를 기점으로 강남보다 강북의 정비가 더 잘되어 있다는 점

여의도쪽 한강공원은 정말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올해 벚꽃 축제에는 한강에서 무엇을 하는 것은
좀 분위기가 안날듯 하다.


[자전거 초보 안쿵쿵]

나는 자전거를 타는 속도가 느리다.
보통 잠원지구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왕복 40분이면 된다는데
나는 잠원에서 탄천 주차장 까지만 30분이 더 넘게 걸렸단 말이지..

처음에는 째깐한 바퀴탓을 했지만 
미니밸로 동호회 사람들도 왕복 40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퀴탓은 안하기로 했다 ㅋㅋ

요즘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져서
천천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조금 위험할수도 있지만

나는 강구경, 사람구경, 도시구경 하며 자전거를 타는게 좋다.

참고로 사무실에서 홍대, 즉 이촌지구에서 양화진성지까지는 여의도가 훤히 보여 야경이 볼만하고,
잠원지구에서 잠실까지의 코스는 비교적 훈남이 많다.


[사람구경]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변을 달리며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이 사람들은
평소에 내가 자주 가는 공간들에서 쉽게 마주칠 수 없는 유형의 사람들 같단 생각을 했다.

조금은 민망한 트레이닝 복을 입고 커다란 자전거 쌩쌩 달리는 자전거 매니아들이나,
왠지 리바이스청바지에 후드티, 선글래스와 백팩이 마치 교복 같은 자전거 통학 대학생들
한강에서 데이트 하는 것이 익숙해 보이는 연인, 부부, 가족들

어딘가 모르게 바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은 부럽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핑크색 잠바를 입고 핑크색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던 꼬마와
그 뒤를 뒤뚱뒤뚱 따라가던 아빠의 모습

그리고 또 인상적인것
성수대교 아래에는 색소폰을 갓 배우기 시작한 멋쟁이 할아버지가
반포대교 아래에는 커다란 앰프와 키보드를 손수 들고나와 연주하는 아마추어할아버지가 있다는것

사람구경 좋다.
사람에 치이는 번화가가 아니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다음엔 스트라이다]

사실 자전거를 바꾸는 것이 취미인듯 보이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안되었는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다보기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된다.
자전거인지 자동차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씽씽 잘나가는 자전거도 좋지만
다음번엔 꼭 스트라이다를 마련해야지

실은 며칠전 탄천에서
머리가 홀라당 까지고 몸의 비율이 1대 1인 어떤 귀여운 아저씨가
정말 귀여운 뒷모습으로 스트라이다를 타는 것을 보고
정말 스트라이다가 너무 갖고 싶어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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