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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일대를 둘러보다보면,
‘폐업직전, 마지막 세일’ 분위기가 나서 조금은 씁쓸 합니다.

한때 수원, 용인, 화성등 각지에서 상인과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수원의 경제를 주름잡았다던 수원 팔달문 일대 시장들.
하지만 지금은 그 사실이 그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저는 궁금해 졌습니다.
그렇게 크던 시장이 어쩌면 이렇게 까지 쇠퇴했을까...
신문기사에서 자주보던 것과 같이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이 쇠퇴한다’라는 논리로는
잘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가슴에 물음표를 품고 시장 구석 구석을 둘러보던 차에,
팔달문 일대 시장에서만 24년을 장사한 한 상인을 만났습니다.
지동시장에서 부터 못골까지, 옷장사에서 부터 튀김장사까지.
이 일대 시장의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하신 입담 좋은 사장님.

슬쩍 가슴에 품은 물음표를 꺼내보았습니다.
“아저씨, 그렇게 잘되던 시장이 이렇게 쇠퇴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물으니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20년 전만해도, 천변을 따라 리어카를 몰고 난전을 차린 상인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난전을 펼친 상인들과,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로 길거리가 아주 복작 복작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언젠가 시에서 시장 정비를 한답시고 난전들을 다 쫒아내더랍니다. 그런데 왠걸,
그때부터 슬금슬금 시장이 쇠퇴하는 움직임이 있더라던 것이죠.

아저씨는 그 시절 생각에 푹 빠지셨는지, 눈을 지긋이 감으며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시장은 사람들 살갖이 부대끼는게 맛이여. 그런데 그게 없어져 버렸으니, 뭔 맛이 있것어?
사실 시장 상인들도 속으로는 난전들이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들 했을꺼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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