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랑 일을 하다보면, 공공기관의 서식이 대부분 건설, 건축 분야의 용어로 작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회생활 초기에는 문서 작성을 할때 몇번씩이나 국어 사전을 들추어 보면서도 개념이 와닿지 않는 용어들에 난감해 한 적도 많았고, 도저히 건설용어로 설명이 안되는 영역의 일을 건설용어로 짜맞추어 문서를 작성해야하는 웃지 못할 경험도 자주하게된다.


역사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보면 아마 박정희 대통령 시절 즈음부터 도시기반시설을 만들고, 도시에 필요한 하드웨어들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을 테니 한 나라, 한 지역의 행정에서 건설파트는 굉장이 중요하고도 많은 부분을 차지 했겠구나. (이미 도시화율이 90%가량 진행된 요즘도 행정 예산의 상당 부분이 건설파트에 배치되는걸.. 게다가 4대강 사업 예산은......  ) 하는 생각과 함께, 공공영역의 일을 쳐내기 위해서라도 건설산업은 커질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 수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와 관련된 흥미롭고 슬픈 사실 하나.

우리나라 브랜드 이미지를 조사하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Korea하면 뭐가 떠오르는지 묻는 조사를 한적이 있다고 한다. 국민의 정부때부터 밀어붙여 왔던 다이나믹 코리아도, 붉은 악마도, 김치도, 불고기도 다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순식간에 도시 하나가 뚝딱 하고 만들어 지는 이미지'라고 한다.

그 배경을 좀 알아봤더니, 해외에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에는 아직도 88올림픽 전에 도시가 순식간에 만들어 지는 20배속 영상이 꼭 포함이 된다고 하더군 (ㅋㅋㅠㅠ) 어찌되었건 이 브랜드 이미지 때문인지 요즘 우리나라에서 잘나가는 수출 상품 중 하나가 '신도시를 만드는 기술', 그것도 '쉽고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한다. 기쁘면서도 슬프고, 자랑스러우면서도 조금 부끄러워진다. 웃을지 울을지 망설인다는 이럴때 쓰는 표현


그땐 그래도 좋았다. 아니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나는 경제에 대해선 정말 젬병이라 이것이 부동산이나 다른 경제 문제와 연계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형적으로 건설업체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숫자로 보여지는 그 지표들이 분양이 안되는 아파트를 계속 만들어 지고 4대강 사업 같은 건설 친화적 사업이 진행될수 밖에 없게 만드는 현상을 설명해주는 고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욕하면서도, 그것이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스르륵 스르륵, 어느날 갑자기 스르륵 현실에 부쩍 가까워 진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건설영역은 너무 확연하게 눈에 확 띄게 투자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서 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만들기 힘든) 성과지표가 좀 서툴러도 결과를 확 보여줄 수 있는 기막힌 영역 아닌가.
 
(음.. 글을 쓰다 보니까, 이런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악용하는 것이 될 수 있겠구나. ㅋㅋㅋ 아 논리의 전개가 잼나다. (사람들 마다 기준의 차이가 있겠지만) 불균형한 사회에서는 민주주의가 독이 될 수 있을 듯 (음.. 이건 더 찾아보고 공부해볼만한 영역이군... 아. 난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ㅋㅋ))


결국은 사람과 교육의 문제.

기득권, 산업구조,
특정영역의 안정성과 성장정도

정말 필요하다고 매번 강조되는 일과
결과적으로 실현되는 일의 갭

그래 결국은 사람과 교육의 문제.

- 서울다움찾기, 서울문화포럼 강연 중 토론을 듣다가 쓴 메모


서울다움찾기, 서울 문화포럼 강연중 토론을 듣다가 언젠가 했던 그 생각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이태원에 관한 포럼이었는데, 지금 아리랑 공영 주차장이 있던 그 자리에 용산구청이 새로 생기면 이태원의 거리문화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는 예측. 이에 용산구청이 조금은 무모한 선택을 한 것 아닌가 하는 평가 등이 오갔다. 나 또한 오밀조밀 이태원에 공룡같은 건물 하나 세워지는 것이 그닥 달갑지 않지만 이해관계나 입장, 자신의 관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고 두고 지켜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포럼과 세미나, 수많은 연구보고서에서는 '건물세우는게 다가 아니다. 하드웨어 구축보다는 사전 조사를 열심히 해야한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이런곳에 문화기획과 문화연구의 중요성이 크다' 등의 말이 귀가 따갑도록 반복이 되잖아. 근데 실제로 사업이 이루어 지는 것 보면 건축업자, 간판업자, 디자인 업체 등이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란 말이지. 도대체 왜? 현실은 왜 그런거야?'

그와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막상 그런일들이 벌어진다면 할 수 있는 이들이 누구일까? 명확하게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과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인가. 잠재력은 있는가? '

벤쳐 붐도 완전히 한물 갔고, 이제 큰 기업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거나 팀리더십을 발휘하는 인재보다는 시키는 일 잘하는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은 시키는 일 잘하는 인재상에 맞추겠다며 큰 기업에 가기를 원하고, 시스템 불안정, 수익구조 불안정의 돈키호테의 삶은 선택하기 힘들다 말한다.

이것을 산업구조나 시스템의 문제에서 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불가능 하진 않더라도, 쉽게 무기력 해질만큼 크게 느껴진다.

오히려, 아니 먼저, 아니 지금 내 영역에서 고민을 해야한다면
이것은 사람과 교육의 문제

두루뭉실 인재양성, 두루뭉실 교육이 아니라
자부심과 생존의 문제로 문제의식을 재설정 하고
사람과 교육의 문제를 고민해봐야할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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