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초입에 있는 풍물시장은 상시 장이기도 하면서, 5일마다 커다란 장이 서는 정기 장이기도 하다. 장날이 되면, 어디에서들 그렇게 나오신 것인지 셀 수도 없이 많은 할머니들이 저마다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시장으로 나오신다. 꼬장꼬장한 비닐봉지 안에든 서리태, 얼룩덜룩 보자기 속의 메주 한 덩어리. 솔직히 할머니들이 펼쳐놓은 보따리를 처음 마주했을 때, 과연 저것을 사가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그 보따리들을 하나 하나 유심히 보다 보니 참 재미있다. ‘말린 호박과 가지를 팔러 온 저 할머니네 집 앞마당에는 각종 채소들이 배를 까고 일광욕을 하고 있겠구나, 메주 두덩어리를 내 놓은 저 할머니는 어젯밤 저 메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잠이 드셨을까....’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이 아마추어 아티스트들과 디자이너가 그동안 공들여서 만든 자신의 작품들을 펼쳐놓는 전시장이라면, 강화5일장은 할머니들의 일상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그간 소일거리를 한 결과물들, 당신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전시하는 곳.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