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자주 갔었던 길이었는데,
가을에서 겨울에 가까운 어느때가 되면
은행잎이 포근하게 쌓이는 그런 곳이라는걸
오늘에야 알았다.


이미지출처 http://blog.joins.com/usr/k/i/kimkuk76/


'그 자리'에 가보고 싶었다.

유독 '그 자리'에는
마냥 설레이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우울하거나 무겁지도 않은
그런 기억이 많다.
사랑했던 기억
사랑이 성장하던 기억.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가 '그자리'를 찾을때는
항상 성장통을 겪을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겨울이 급작스럽게 찾아온 오늘,
어쩌다 찾아간 '그자리'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가 운동장을 세바퀴 반을 도는 동안
'그 자리'에 홀로 앉아있었다.
차갑게 식은 카푸치노 거품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이별하는 것도 성장통일까.

잠깐,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은행잎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떨어졌다.
마치 우박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어떤 축제의 한가운데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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