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참 ‘맞춤형’ 서비스를 자주 볼 수 있다. 어제 받아본 학원 전단지엔 ‘맞춤형’과외지도가 있더니, 오늘은 한 친구가 ‘맞춤형’ 재무컨설팅 서비스를 받아보는 것이 어떤가 하고 물었다. 방금 네이버 검색창에 ‘맞춤형’이라고 써넣어 봤더니 맞춤형 복지, 맞춤형 교육, 맞춤형 정보 등등 많기도 많다.

  그런데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보면 시장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그런 맞춤형 서비스가 존재 해 왔던 것 같다. 그것은 단골가게가 생기고 몇 번의 왕래가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정육점에 가서는 ‘늘 하던 대로 반근만 썰어주세요’ 라 말하면 된다. 굳이 ‘쇠고기 뒷다리 부위 삼백그람을 갈지 말고 곱게 다져주세요’라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건어물 상을 지나치려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거기 아줌마, 그 집 아저씨가 좋아하는 굵은 멸치 들어왔어. 요즘 좋은 멸치가 나오는 시기니까 한번 보고가!’하며 우리를 부른다. 생선가게 아저씨는 전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오징어에 칼집을 내는 것이 좋을지 묻는다.

마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말하자면, 나의 취향과 기호를 기억하는 품목별 컨설턴트가 존재한다는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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