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끊임 없이 되풀이 되는 질문이 몇가지 있다. 그중의 한가지와 관련한 여러가지 사건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되풀이된 복잡한 고민의 과정을 요약하자면, 그것은 바로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 하겠다.

이 질문은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모습이 나와 비슷한(하다고 믿어왔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질감 혹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건이 발생할 때면 어김없이 나를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과정 혹은 마지막은 꼭 "난 너네들의 가치는 공감하지만, 난 너네들과 별로 같이 하고 싶지 않아."라는 말로 얄미로운 표정으로 입을 비죽이게 만들었다. 

최근에 또 불편함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 있었고, 또 나는 수년전부터 몇번이고 해본적 있던 고민을 또 다시 하기시작했다. 

'정치적 올바름의 강요는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나의 질문은 어쩌면 잘못 되었다.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편감을, '그들의 방법은 올바르지 않다.'라는 똑같은 논리로 해소하려 들었던 내 못난 모습이 반영된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내가 올바르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하는 것일 뿐일지 모른다. (어제자 미생의, 오상식 팀장의 부인의 말을 따르자면) 그 이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럴듯한 사회학 이론들과 사회학적 분석 속에서 사회는 그 복잡함에 대한 설명 마저도 명료하고 예측 가능해 보이지만,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곳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개개인들에 의해 때로는 단절적으로, 때로는 창발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 곳이 아니던가!

나의 올바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올바름에 대해서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다양한 차원에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불편함을, 그리고 그 불편함은 필연적이라는 사실마저도 인정하는 것. 더불어 내가 어떤 방향을 추구하고,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를 알고 어떤 사람들과 뜻을 모아야 하는지 아는 것.

싸워서 이기거나, 설득을 성취해 내지 않고서도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

나의 고민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그럴때 마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고 노력했을 테고. 아마도 2008년 언저리에 있는 일기장을 들춰보면 오늘의 일기와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겠지! 쓰는 용어는 달라도 지향점이 비슷한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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