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확실히,


개인의 자유, 자율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들에 조건 반사적인 반감을 가지는 것 같다. (고 요즘 책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를 훑어보며 생각했다.)


자유와 자율성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그들의 주장이 납득이 안가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나는 자유가 필연적으로 관계성이나 공동체성의 맥락 안에서 실현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전제나 시각에서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상가나 학자들의 글들을 매우 좋아한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소개되는 아들러도 그러했고, 최근에 내가 읽은 것중 이런 의미에서 최고봉은 크로포드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비슷한 시각을 가진 학자들의 경우라 하더라도) 내가 자율성의 강요에 조건 반사적 반감을 가지는 이유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사상가들의 자유론을 오독할 여지가 항상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문득했다. (아니 이 무슨 오지랖)


우리는 자유를 떠올리면서, 그것이 자유로운 동시에 관계적이거나 공동체 지향적인 상태를 상상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그러한 전제하에서 주장되는 자유가 어떤 상태인지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에 비해 우리는 자유나 자율성이라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것, 개인의 당연한 권리 혹은 미덕이라 배워 왔다. 당연하다고 배워온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 실상 많이 고민하지 않는다. 


뭐 이런 의식의 흐름의 어딘가에서, 자유를 권장하는 말과 글을 오독했을 때 일어날 끔찍한 상황들을 떠올렸다. 아니 뭐 사실, 오늘 토론에서도 나온 이야기이지만 사상가들의 ‘자유’를 실현하려면 먼저 성인의 경지에 이르러야….. 으으으잉?


(아 나는 강의도 글도 단정짓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진짜 못하는듯 ㅋㅋㅋ. 우유부단해보이거나, 명료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이런 내가 싫지 않으니 괜찮아요 아하하하하) 




+

미움받을 용기는…’뭐 이만큼이나 베스트셀러가 될만한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 ‘오- 흥미로운데..’ 하다가, ‘아니 이 뭐 개소리야…’하다가. ‘오 그래그래 맞아맞아.’하다가… ㅋㅋㅋ 욕하면서 읽으니 단숨에 읽히긴 했으나, 난 대화체 글은 좀 안맞는다는 자기발견을 하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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