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부터 이 생각을 한지 모르겠지만, 모로코를 여행 하는동안 좋은쪽으로와 나쁜쪽으로 모두 이제 나는 어른이 된것 같다고 느꼈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어린 친구들의 모습에 내 모습을 빗대어 보면서, 삶의 경험들이 헛되이 쌓인 것은 아니구나하고 느꼈던 것이 좋은 쪽이었다면, 이제는 더 고생스럽거나 도전적인것에 덜 도전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던 것이 나쁜 쪽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막 좋거나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아쉽거나 슬픈 마음도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아쉽지 않았던 것은, 내가 스스로 좋아하는 나의 아이같은 모습들이 어른이 된다고 해서 없어지지는 않는 그냥 내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여겼던 내 모습들은, 어쩌면 그것이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났던 모습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내 모습일것이다. 여행을 하는 어떤 순간 순간, 내가 지금 보다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과 같이, 아이처럼 감정을 살려낼 수 있다는 점에 감사했다. 문득 할머니가 되어서도 양갈래 머리가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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