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2017년의 마지막 밤엔 조용히 촛불을 켜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법회소리를 명상음악처럼 들으면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종이에 새해 소원을 적었다.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까, 그대로 의미가 생긴셈이다.

흔들리는 초를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내가 사랑하는 모두가 한 해를 잘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원 종이에는 올해도 자연스럽게 살자고 적었다. 우리 애쓰지 말고, 행복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그냥 눈앞의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자. 세상의 속도에 때로 후달리더라도, 내 옆의 가족과 친구들과 손을 잡고 페이스를 다시 맞춰보자. 때로 힘들땐 옆에 가만히 있어주고, 때때로 빵터지게 즐거운 일들을 함께 하자. 당신들이 살아주어서, 각자의 세계에 따로 또 함께한 기억들이 흔적처럼 쌓여서,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의 내가 좋고, 앞으로 당신들과 함께 할 시간들에 설렌다.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새해아침부터 한국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고, 나의 올해는 또 어떻게 될지 고민하느라 바쁜 새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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